나의 이야기

목계지덕(木鷄之德) - 『장자』

상록수9 2025. 2. 14. 05:39

목계지덕(木鷄之德) - 『장자』 
“최고의 싸움닭은 목계”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통제할 줄 알고, 상대방에게 자신의 빛나는 광채나 매서운 눈초리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무언가 근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내뿜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일컬어 장자는 ‘목계지덕(木鷄之德)’을 가졌다고 했습니다. '목계(木鷄)'란 '나무로 만든 닭'이란 뜻으로, 목계지덕은 나무로 만든 닭처럼 완전히 감정을 제어할 줄 아는 사람의 능력을 의미합니다.

  《장자》 <달생(達生)>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투계를 아주 좋아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왕은 당시 최고의 투계 사육사였던 기성자에게 최고의 싸움닭을 최고의 투계로 키우는 훈련을 맡겼습니다. 맡긴 지 십 일이 지나고 나서 왕이 기성자에게 “닭이 싸우기에 충분한가?”라고 물었습니다. 기성자가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닭이 강하긴 하나 교만하여 아직 자신이 최고인 줄 알고 있습니다. 그 교만을 떨치지 않는 한 최고의 투계라고 할 수 없습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을 때 기성자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교만함은 버렸으나 상대방의 소리와 그림자에도 너무 쉽게 반응합니다.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는 진중함이 있어야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묻자 그는 대답했습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조급함을 버렸으나 상대방을 노려보는 눈초리가 너무 공격적입니다. 그 공격적인 눈초리를 버려야 합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묻자 기성자는 대답하였습니다. “이제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상대방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이제 완전히 마음의 평형을 찾았습니다. 나무와 같은 목계(木鷄)가 되었습니다. 닭의 덕이 완전해졌기에 어느 닭이라도 그 모습만 봐도 도망갈 것입니다.”
 
  망지사목계(望之似木鷄) : 보기에 흡사한 나무로 만든 닭과 같으니, 
  기덕전(其德全) : 그 덕이 완전하구나! 
 
  장자가 이 고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최고의 투계는 목계입니다. 목계가 되는 데는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자신이 제일이라는 교만한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둘째, 남의 소리와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해서는 안 됩니다. 셋째,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인 눈초리를 버려야 합니다. 교만과 조급, 그리고 공격적인 눈초리를 완전히 버릴 때 곧 목계의 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깨에 힘을 잠시 빼면 진정 최고가 됩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역발상의 미학>,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