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부동심(不動心) - 『맹자(孟子)』

상록수9 2025. 3. 21. 05:26

부동심(不動心) - 『맹자(孟子)』
“불혹의 나이 40”

 

  인생을 살다 보면 자신이 지나온 삶을 돌아볼 때가 있습니다. 격정과 변화의 시기였던 춘추시대를 살다 간 중국의 최고 지식인 만세사표(萬世師表) 공자. 그는 40대의 나이를 회고하면서 불혹(不惑)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의 마음을 체득한 나이라고 40대를 정의한 것이지요. 공자가 죽은 지 100여 년 뒤 활동한 맹자는 40대를 不動心의 나이라고 정의합니다. 비록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맹자는 명분 없는 어떤 부귀와 출세에 결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제자 공손추가 ‘제나라 왕이 선생님을 장관에 임명한다면 마음이 움직이겠습니까?’라고 묻자. 맹자는 40대에 부동심을 이루었다며 단호히 거절합니다.

  맹자는 사람들이 조그만 일엔 부동심을 곧잘 발휘한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밥을 준다는 핑계로 욕을 하고 밥그릇을 걷어차면 비록 굶더라도 그 밥을 먹지 않는 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작은 유혹에는 곧잘 부동심을 발휘하면서, 누군가 천금을 주고 큰 권세를 줄 테니 무릎을 꿇고 복종하라 하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허리를 숙이는 동심(動心)이 된다고 지적합니다. 맹자는 밥 한 끼엔 부동심을 발휘했던 사람들이 큰돈과 권세엔 그토록 마음을 쉽게 바치는 시대를 통탄했습니다.

  아사십부동심(我四十不動心) : 나는 사십의 나이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얻었다.
 
  불혹과 부동심은 어디 가고 유혹과 동심이 판치는 세상입니다. 당장의 이익에 신념을 접고 이리저리 줄을 서며 언제든지 불러줄 사람을 향하여 해바라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조그만 것에는 그렇게 용감하다가도 큰 유혹이 다가오면 쉽게 무너지는 때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공장의 不惑과 맹자의 不動心을 통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부동심(不動心)의 나이가 부동산(不動山)의 나이로 변질될까 두렵습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마음경영>,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