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김해객사(題金海客舍; 김해 객사에 쓰다) : 세월
김득배(1312~1362)
내관분성이십춘(來官盆城二十春) : 분성에 와 벼슬한 지 스무 해가 되고 보니
당시부로반성진(當時父老半成塵) : 처음 올 적 부로(父老)들 반 넘어 티끌 됐네.
자종서기위원수(自從書記爲元帥) : 서기(書記)부터 시작하여 원수(元帥)가 되었으니
굴지여금유기인(屈指如今有幾人) : 지금에 손꼽을 이 몇이나 있을런가.
김해에 처음 온 후로 어느덧 스무 성상(星霜)이 지났다. 젊어 팔팔하던 서기관이 이제 흰 수염 흩날리는 원수(元帥)가 되어 이곳을 다시 찾았다. 처음 올 제 타관에서 온 애숭이를 미덥잖게 지켜보던 부로들은 어느새 흙으로 돌아갔다. 사람 한 세상 살다 가는 것이 이런 것이로구나. 하지만 젖내 나던 젊은이를 묵직한 원로로 만들어준 그간의 세월을 헛되다 할 수는 없다. 지금에 나와 더불어 한 시대를 논할 인재는 손꼽아 몇이나 헤아릴 수 있을까? 새삼 김해의 객사에 앉아 분분히 지는 꽃잎 보며 나는 내게 묻는다. - 우리 한시 삼백수(칠언절구 편) - 정민 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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