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자익(善游者溺) - 『한비자(韓非子)』
“수영 잘하는 사람이 물에 빠진다”
수영 잘하는 사람이 물에 빠져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이 있다고 방심하다가는 결국 그 자만심 때문에 일을 그르치고 만다는 뜻입니다. 《韓非子》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수영 잘하는 사람이 물에 빠지고, 말을 잘 타는 사람이 말에서 떨어진다. 이들은 자신이 잘하는 것에 도리어 화를 입는 것이다.” 수영을 잘한다고 자만하다가 결국 물에 빠져 죽게 되고, 말을 잘 탄다고 자랑하다 결국 말에서 떨어져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언뜻 보면 논리에 맞지 않기도 합니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물에 빠지지 왜 수영을 잘 하는 사람이 물에 빠질 것이며, 말을 잘 못 타는 사람이 말에서 떨어지지 왜 잘 타는 사람이 말에서 떨어지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해 보면 그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원래 초보자는 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너무나 잘 알기에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없지요. 사람들은 자신이 익숙하다고 하는 일에 자만하고 마음을 놓다가 실패를 경험합니다. 사소한 것을 지나쳤기 때문이지요.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화를 당하는 것입니다.
《시경》의 〈소아〉에서도 매사에 늘 조심하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늘 전쟁에 임한 듯이 전전긍긍(戰戰兢兢)하라! 마치 깊은 연못에 다다른 듯 여림심연(如臨深淵)하라! 마치 살얼음판을 건너듯이 여리박빙(如履薄氷)하라!” 쉬운 일에서 넘어지고 무너지는 일이 흔히 일어납니다. 하루하루 전쟁 같은 시대에 잠간 정신을 놓았다가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선유자익(善游者溺),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물에 빠지고,
선기자추(善騎者墜), 말을 잘 타는 사람이 말에서 떨어진다.
성공한 사람들의 가장 큰 실수는 성공한 순간 방심한다는 것입니다. 잘하기 때문에 자만하고 실패하게 되는 것이지요. '수영을 잘 하는 사람이 물에 빠지고, 말을 잘 타는 사람이 말에서 떨어진다.' 그냥 흘려들을 일은 아닌 듯합니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은 나무를 너무 잘 타기 때문입니다."
- 박재희의 <3분 고전_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변화와 혁신>,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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