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지죄(餘桃之罪) - 《한비자(韓非子) 「세난(說難)」》
“남아 있는 복숭아의 허물”
『한비자(韓非子)』「세난(說難)」에 나오는 글로 “여도지죄는 같은 행위일지라도 상대방의 심리에 따라 다른 반응이나 평가를 얻는다는 말”이다.
옛날 위나라에 미자하라는 미소년이 있었는데 임금의 총애을 받았다. 하지만 미자하는 어머니가 병들었다는 소식에 허락도 없이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타는 죄를 지었다. 당시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타면 발을 자르도록 되어 있었으나, 한창 미자하를 총애하던 임금은 어머니를 위하느라 발 잘리는 벌도 잊었다며 오히려 칭찬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미자하의 미색이 쇠하자 임금의 총애도 식었다. 한번은 미자하가 임금에게 죄를 짓게 되자. 이때 임금은 이렇게 말하며 벌을 내렸다. “미자하는 본래 성품이 좋지 못한 녀석이다. 과인의 수레를 몰래 훔쳐 탄 적도 있고, 일찍이 먹던 복숭아를 과인에게 먹으라 한 적도 있다.”
이 일화는 인간이란 그때그때 감정이나 심리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군주에게 간언하려는 자는 먼저 군주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아니면 미워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조직 생활에서 성공하는 첫걸음은 사람들의 인심을 사는 일일 것이며 그중에서도 윗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역린(逆鱗)’을 살펴 윗사람을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상대방의 노여움을 건드리지 않아야 성공적으로 유세할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_1일1독, 김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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