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괄골요독(刮骨療毒) : 독을 빼기 위해서는 뼈를 갂는 아픔도 감수해야 한다
“비밀과 막수유((莫須有) 그리고 각별함”
회사 내에서 몇몇 동료와 각별히 친하게 지내는 것을 두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차피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 모두와 친하게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소수의 사람들끼리라도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 밀어 주고 끌어 준다면 직장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회사는 친교 단체가 아니지만 이처럼 마음이 맞고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각별한 도요가 있다면 출근길이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회사 내에 각별한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일까?
회사 내에 ‘특별히 가까운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그 두 사람만의 특별한 배려와 마음 씀씀이가 오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것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그 ‘특별한 배려와 마음 씀씀이’에서 제외된 다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뜻하기도 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각별히 지내는 두 사람을 보며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생각하는 직원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우정을 나누는 두 사람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그들을 지켜보는 다른 구성원들은 그 둘의 관계를 그렇게 좋게만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가 회사나 부서가 좋지 못한 상황에 처하면 두 사람을 둘러싼 오해와 모함이 생겨나기도 한다.
근무 기간이 오래된 직장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직장 생활 하면서 최소한 적은 만들지 말라”고 조언한다. 적은 말다툼이나 신경전과 같은 직접적인 충돌에 의해서 만들러지지만, 한편으로는 특정한 사람과 각별하게 지냄으로써 그 외의 사람을 ‘적 예비군’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물론 조직 문화 때문에 마음에 맞는 동료와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피할 수 있는 파도를 맨몸으로 맞설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정해진 선을 넘지 않는 것, 비밀의 생성에 참여하지 않는 것, 그것이 조직 내 관계 맺기의 정석이다. - 이남훈 저, 『처신』 「2장 자충수(自充手) : 최소한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은 없어야 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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