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모두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그네 인생

상록수9 2022. 5. 28. 06:09

모두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그네 인생

 

허유왈(許由曰), “자치천하(子治天下), 천하기이치야(天下旣已治也), 이아유대자(而我猶代子), 오장위명호(吾將爲名乎)? 명자(名子), 실지빈야(實之賓也), 오장위빈호(吾將爲賓乎)?” - 『장자』「소요유(逍遙遊)」

 

  허유가 말했다. : “그대는 이미 천하를 아주 잘 다스리고 있소. 그런데 내가 그대를 대신한다면 이는 명성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겠소? 명성이란 실질에서 파생된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데, 나더러 그런 부수적인 것을 좇으란 말씀이오?”

 

  “사람들은 모두 이익에 따라 모였다가 이익에 따라 흩어진다는” 세간의 명언이 있다. 인간이 이익을 좇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홍루몽(紅樓夢)』에서도 “누구나 신선이 되고 싶어 하지만 공명만은 잊지 못한다”고 했으며, 태사공(太史公) 사마천(司馬遷)도 “군자는 죽어서 자신의 이름이 잊혀 질까 두려워한다.”는 한 마디로 인간의 마음을 꿰뚫었다. 죽은 뒤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아무도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을 까봐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사람 마음이다.

 

  이처럼 명성과 이익을 중시하는 것이 세상 이치인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명성과 이익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허유처럼 명성과 이익을 성과에 따른 부산물로 치부하는 사람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명성과 이익을 다투자 보면 ‘욕망’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불가(佛家)에서는 인간 세상이나 물질세계의 사물에 집착하여 탐심을 품고 연연하는 마음을 ‘욕망’이라 한다. 정욕, 애욕을 포함해서 물욕, 색욕, 명리 욕에 이르기까지 무엇인가를 탐내는 마음은 모두 욕망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욕망에도 선악의 구분이 있다. 선을 행하고자 하는 마음은 진실한 염원이지만 악을 행하고자 하는 마음은 타락과 직결된다.

 

  우리는 자식을 위해 가정을 위해 사업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다. 그러다가 마침내 생명의 불꽃을 다 태우고 나서도 삶의 해답을 못 찾는 것이 바로 우리네 인생이다. 결국에는 빈손으로 돌아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여전히 세속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말이다. 모두가 겁회 속의 나그네이거늘 일시적인 승패와 득실에 연연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익과 명성을 다투는 모습은 마치 제비와 참새가 둥지를 짓는 모습과 같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마치 호랑이와 이리가 먹잇감을 두고 싸우는 모습과 흡사하다.”

 

- 샤오뤄무, 공자처럼 출근하고 장자처럼 퇴근하라_걸림 없는 삶을 마음껏 누려라; 마음을 비우면 품격이 절로 높아진다, 한스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