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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박사의 독서경영 - <새는 날아가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상록수9 2017. 5. 15. 05:26

전박사의 독서경영 - <새는 날아가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류시화,    출판사 : 더숲


  삶과 인간을 이해해 나가는 51편의 산문을 정리한 책이다. 여기에 실린 대부분의 글들은 이미 페이스북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준 글들이다. 미사여구를 배제하고 언어의 낭비 없이 담백하게 써 내려간 글들이기에 우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올뿐만 아니라 마음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서문의 글인 ‘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를 보게 되면 저자가 청춘 시절부터 고민하던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추구가 어떤 해답에 이르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이 책은 상실과 회복에 관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쉽게 읽히면서도 섬세하고 중량감 있는 문장들로 우리를 ‘근원적인 질문과 해답들’로 이끌어 주게 될 것이다.


  저자는 경희대 국문과 시절 은사였던 소설가 황순원 선생이 “시는 젊었을 때 쓰고, 산문은 나이 들어서 쓰는 것이다. 시는 고뇌를, 산문은 인생을 담기 때문이다.”라고 한 말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하지만, 젊은 시절 시작된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추구가 어떤 해답에 이르렀는지 서문 제목 ‘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에서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삶에서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매일매일이 단조로워 주위 세계가 무채색으로 보일 때,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상처 받아 심장이 무너질 때, 혹은 정신이 고갈되어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렸을 때, 그대가 바로 자신의 퀘렌시아를 찾아야 할 때이다. 그곳에서 누구로부터도, 어떤 계산으로부터도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 자유 영혼의 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자아를 회복하는 길이다. - <퀘렌시아_자아 회복의 장소를 찾아서> 중에서


  다른 사람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는 것보다 더 높은 성품은 없다고 붓다는 말했다. 영성은 내가 모든 존재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일이며, 나 자신 못지않게 다른 존재들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일이다. 타인에게 문제가 있으면 나 자신에게도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아는 일이다. 세상이 아프면 나도 아플 수밖에 없다. 그런 가르침이 조애나 메이시를 세계적인 생태철학자로 변화시켰다. - <찻잔 속 파리_세상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 중에서


  작자 미상인 다음의 글에 나는 동의한다.
  ‘사람들은 당신의 이름을 알지만, 당신의 스토리는 모른다. 그들은 당신이 해 온 것들은 들었지만, 당신이 겪어 온 일들은 듣지 못했다. 따라서 당신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라 당신에 대한 당신 자신의 생각이다. 때로는 자신과 자신의 삶에 최고의 것을 해야만 한다.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것이 아니라.’ - <나는 누구인가_호랑이 줄무늬는 밖에 있고 사람의 줄무늬는 안에 있다> 중에서


  때로는 우회로가 지름길이다. 삶이 우리를 우회로로 데려가고, 그 우회로가 뜻밖의 선물과 예상하지 못한 만남을 안겨 준다. 먼 길을 돌아 ‘곧바로’ 목적지로 가는 것, 그것이 여행의 신비이고 삶의 이야기이다. 방황하지 않고 직선으로 가는 길은 과정의 즐거움과 이야기를 놓친다. 많은 길을 돌고 때로는 불필요하게 우회하지만, 그 갈이야말로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헤매는 것 같아 보여도 목적지에 도달해서 보면 그 길이 지름길이자 유일한 길이다. - <그대에게 가는 먼 길_신은 길을 보여 주기 위해 길을 잃게 한다> 중에서


  세상에는 시간을 쏟아 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가고, 또 가고, 또다시 가라. 그러면 장소가 비로소 속살을 보여 줄 것이다. 짐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일정은 계획한 것보다 더 오래 잡으라, 인생은 관광(tour)이 아니라 여행(travel)이다. 그리고 여행은 고난(travail)과 어원이 같다. 장소뿐만 아니라 삶도 쉽게 속살을 보여 주지 않는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면 삶 역시 우리에게 사랑을 돌려준다. 사랑하면 비로소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 <장소는 쉽게 속살을 보여 주지 않는다_사랑하면 다가오는 것들> 중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날들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면 삶이 그만큼 더 소중해진다. 자신이 간발의 차이로 살아남은 행운아임을 안다면 무의미한 고민이나 일들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주어진 날들이 선물처럼 다가온다. 더 절실하게 아침을 맞이하고,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 가장 아까운 것이 ‘매 순간을 살지 않은 삶’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가 시작해야 하는 가장 창조적인 행위는 삶의 매 순간을 붙잡는 일이다. - <죽음 앞에서_절실함을 무력화시키는 일상> 중에서 


  우리는 습관적으로 비난과 공격의 칼을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닌다. 칼은 아무리 작아도 위험하다. 인도의 고승 산티데바는 말했다.
  “만약 나의 오래된 공격적이고 비판적인 습관, 아와 타인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번뇌의 원천인 그런 습관이 내 마음속에서 안전하게 똬리를 틀고 있다면, 이 세상의 즐거움과 평화는 어디서 찾을 것인가?” - <치료의 원_바벰바 부족의 지혜> 중에서


  내려놓을수록 자유롭고, 자유로울수록 더 높이 날고, 높이 날수록 더 많이 본다. 가는 실에라도 묶인 새는 날지 못한다. 새는 자유를 위해 나는 것이 아니라, 나는 것 자체가 자유이다. 다시 오지 않을 현재의 순간을 사랑하고, 과거 분류하기를 멈추는 것, 그것이 바람을 가르며 나는 새의 모습이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라도 날개를 펼치고 있는 한 바람이 당신을 데려갈 것이다. 새는 날갯짓에 닿는 그 바람을 좋아한다.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_내려놓은 후의 자유> 중에서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생명들을 우리는 먹는가. 우리와 똑같이 살아 있기를 원하고 행복을 갈망하는 생명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우리는 살아간다. 그 삶을 잘 사는 것만이 그 생명들에 값하는 길이다. 그들이 어느 날 꿈속에서 우리에게 물을 것이다. 자신들의 수많은 희생에 값하는 삶을 살고 있느냐고. - <닭이 몇 마리인가_생명들에 값하는 삶> 중에서


  참된 삶은 존재와 존재의 만남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기도 한다. ‘나-그것’의 관계에서는 상대방분 아니라 나 자신도 도구화되며, 나의 참다운 존재를 표현할 수 없다. 따라서 참다운 ‘나’를 표현하기 위해서도 ‘나-너’의 관계는 필수적이다. 인간은 목적이지 수단이 아니다. 관계의 목적은 관계 그 자체, 곧 ‘나-너’의 만남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이라 해도 ‘나-그것’의 관계가 지배적인 사람은 행복으로부터 거리가 멀다. - <숫자에 포함시킬 수 없는 사람_나와 너>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저자는 해마다 계속된 인도 여행과 명상 서적 번역을 통해 자신의 물음에 대한 의지와 끈기를 반영할 뿐 아니라 글을 통해 ‘잃어버린 나’를 찾아 나가는 ‘자아 찾기’로 귀결시키고 있다.
  삶에서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매일 매일이 단조로워 주위 세계가 무채색으로 보일 때,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상처 받아 심장이 무너질 때, 혹은 정신이 고갈되어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렸을 때 등등 하루에도 몇 번씩 상처를 입고 상심에 빠지고 자아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에 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피난처를 찾아야 한다. 그곳에서 누구로부터도, 어떤 계산으로부터도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 자유 영혼의 순간을 가져야 된다. 그것이 바로 건강한 자아를 회복하는 길이요, 자아 찾기이다.
 
  이 책에 모은 산문들은 저자가 묻고 삶이 답해 준 것들이다. 인도의 시인 갈리브는 ‘내 시와 함께 나를 준다.’라고 이야기 했지만 어떤 글도 본연의 자신을 다 표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젊었을 때부터 삶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었다. 진리와 깨달음에 대해, 행복에 대해, 인생의 의미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그 질문들에 삶이 평생 동안 답을 해 주고 있다. 그때는 몰랐었지만, 삶에 대한 해답은 삶의 경험들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자기중심적 이기주의가 도를 지나치고 있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다람쥐 췟바퀴 돌듯 돌아가는 이 사회에서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떠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한 번쯤은 도전해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힐링이라는 주제가 많은 사람들 입에 회자되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힐링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결국 힐링을 찾는다는 건 자아를 찾는 것과 같은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힐링 방법을 갖는 게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상처나 상실된 자아를 올바르게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나무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무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