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무설사(寄無說師; 무열스님에게) : 스님께
상록수9
2016. 1. 14. 06:16
기무설사(寄無說師; 무열스님에게) : 스님께
김제안(?~1368)
세사분분시여비(世事紛紛是與非) : 세상일 옳다 글타 시비가 분분하니
십년진토오인의(十年塵土汚人衣) : 십 년간 티끌세상 입은 옷만 더럽혔네.
화락제조춘풍이(花落啼鳥春風裏) : 봄바람 부는 속에 지는 꽃에 우는 새들
하처청산독엄비(何處靑山獨掩扉) : 어드메 청산에 홀로 사립 닫으셨나.
스님! 오늘따라 스님 생각이 참 간절합니다. 티끌세상은 오늘도 저만 옳다고 싸움박질이 한창입니다. 귀는 닫고 저 할 소리들만 쏟아대니, 결국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게지요. 벼슬길 십 년에 남은 것은 티끌세상 시비에 물든 더러운 옷 한 벌뿐입니다. 지는 꽃이 아쉽다고 새들은 저렇듯 울어 쌓는데, 이 고운 봄바람 속에서 스님은 어는 곳 청산에 꼭꼭 숨어 계시는지요. 보고 싶습니다. 스님! 사립문 꼭 닫고 숨어만 계시지 말고 미혹한 중생에게도 한 말씀 죽비 소릴 내려 주셔야지요. - 우리 한시 삼백수(칠언절구 편) - 정민 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