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양주객관별정인(題梁州客舍別情人; 양주의 객관에서 정인과 이별하며) :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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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10. 05:19
양주객관별정인(題梁州客舍別情人; 양주의 객관에서 정인과 이별하며) : 이별
정포(1309~1345)
오경등영조잔장(五更燈影照殘粧) : 새벽녘 등 그림자 젖은 화장 비추고
욕어별리선단장(欲語別離先斷腸) : 이별을 말하려니 애가 먼저 끊누나.
낙월반정추호출(落月半庭推戶出) : 반 뜰 지는 달에 문 밀고 나서자니
행화소영만의상(杏花疎影滿衣裳) : 살구꽃 성근 그늘 옷깃 위로 가득해라.
창밖이 아슴아슴 밝아온다. 이별의 시간이 왔다. 헤어짐이 안타까운 두 사람은 밤새 잡은 손을 놓지 못했다. 퉁퉁 부은 눈, 화장은 지워져 부스스하다. 그녀는 자꾸 울기만 한다. 이제 헤어지면 다시는 못 만날 것을 둘 다 잘 안다. 이제 가야겠노라고 말하면서 내 애가 마디마디 끊어진다. 달빛도 다 기울어 이젠 마당의 절반도 비추지 못한다. 지게문을 밀고 나선다. 차마 뒤돌아볼 수가 없다. 살구꽃 성근 그림자가 내 옷 위에 가득 어리는 것을 본다. 사랑하는 사람아! 아, 끝내 돌아보지 못한다. - 우리 한시 삼백수(칠언절구 편) - 정민 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