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영어(詠魚; 물고기를 노래함) : 물고기

상록수9 2015. 12. 13. 06:40

 영어(詠魚; 물고기를 노래함) : 물고기


                                                                                                                        이규보(1168~1241)


  어어홍린몰우부(圉圉紅鱗沒又浮) : 뻐끔뻐끔 물고기들 잠겼다간 다시 뜨니
  인언득지임오유(人言得志任遨遊) : 뜻 얻어 멋대로 노닌다고 말을 하네.
  세사편극무한가(細思片隙無閑暇) : 따져보니 잠시도 한가할 때 없구나
  어부재귀로우모(漁父纔歸鷺又謀) : 어부가 겨우 가자 백로가 또 엿본다네.


  물고기가 수면 위로 올라와 뻐끔대더니 이내 깊이 잠긴다. 사람들은 물가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저 놀고 싶은 대로 노니는 그 모습을 선망한다.
  하지만 막상 물고기의 속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좀 전엔 어부가 낚싯대를 드리워 잠시도 마음 놓고 먹이를 물 수가 없었다. 어부가 낚시를 걷기에 한 시름 덜었다 싶었는데, 이때다 싶었는지 해오라기가 물가로 날아와 또 고기를 노린다. 물속에서 태평스레 노는 듯 보여도, 마음속의 전전긍긍은 가실 날이 없다. - 우리 한시 삼백수(칠언절구 편) - 정민 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