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서홀증섭관반(書笏呈葉舘伴; 홀에 써서 섭관반에게 드림) - 눈물만

상록수9 2015. 12. 3. 05:58

 서홀증섭관반(書笏呈葉舘伴; 홀에 써서 섭관반에게 드림) - 눈물만


                                                                                  한교여(고종 예종조)


 읍체환란욕별리(泣涕汍瀾欲別離) : 이별을 하자 하니 눈물만 주룩주룩
 차생무부재래기(此生無復再來期) : 이 생에선 다시 올 기약이 바이 없네.
 만장보옥진심의(謾將寶玉陳深意) : 보옥에다 내 깊은 뜻 진술하여 드리노니
 막망사인견물시(莫忘思人見物時) : 이 물건 볼 때마다 그리는 이 기억하소.


 이제 우리 헤어지면 살아서는 다시 만날 날이 없겠지. 그런 생각 때문이었을까? 사신 가서 관반(舘伴)으로 정들었던 섭학사(葉學士)와 작별하려니, 눈물부터 떨어진다. 창졸간의 이별에 마련한 선물도 없어 지닌 홀(笏)에다 시 한 수를 적어 건넨다. 여보시오. 섭학사! 이 돌에다 내 깊은 정을 새겨 드리오. 여기 머무는 동안 그대의 따뜻한 배려 속에 모든 일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소. 혹 이 물건 볼 때마다 저 멀리 고려에서 그대의 정을 그리워하는 한 사람이 있음을 기억해준다면 고맙겠소. 정은 길고 말은 짧소. - 우리 한시 삼백수(칠언절구 편) - 정민 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