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4. 제악무진(除惡務盡) :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데에는 철저해야 한다

상록수9 2015. 11. 18. 06:15

24. 제악무진(除惡務盡) :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데에는 철저해야 한다

   “후배에게 일을 못 시키는 우울한 상사에 대해”

   부하 직원에게 일을 시키고 그들의 업무를 관리하며 잘못을 했을 때 훈계를 하는 것은 상사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그런데 상사와 부하 직원의 입사연차가 그리 차이 나지 않을 때는 이러한 일로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 부하 직원이 빠른 생일에 태어났거나 대학에 들어가면서 재수, 삼수를 했거나 또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오래 걸렸다면 상황은 더 곤란해진다. 분명 입사일로 따지면 선배는 선배인데 나이가 같거나 오히려 상사가 한두 살 적을 수도 있다. 물론 입사 후배가 이를 인정하고 잘 따라 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위계질서에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선배가 선배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업무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도 하고, 부하 직원이 해야 할 궂은일을 상사가 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뿐만 아니라 정상적으로 연차가 꽤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부하에게 일을 잘 시키지 못하는 직장인이 많다.

   어떤 경우는 상사가 소심해서, 어떤 경우는 부하를 다루는 방법을 몰라서, 또 때로는 부하의 반발이 두렵거나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서 이런 일이 생긴다. 그래서 고작 생각해 낸 것이 전보다 더 친절하게 대하거나 혹은 일부러 위엄과 권위를 갖춰서 군기를 잡아 보려는 시도 등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방법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직장은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행복한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이렇듯 직급으로만 되지 않는 때, 명령을 명령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에 필요한 것이 바로 ‘정치력’이다.

   부하를 다루는 문제는 단순히 군기를 잡는다거나 혹은 구슬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는 부하를 다루고자 하는 태도 자체에서 이미 실격패하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근원적인 작동의 원리를 채용해서 이를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악역을 마다하지 않으며, 그리고 조직에서 활동하는 것에 따라 상과 벌이 모두 당신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특히 ‘상과 벌’이라는 것은 사람을 다루는 데 있어서 핵심 키를 틀어쥐는 것과 동일하다.

   부하를 정치적으로 다루라는 것은 당신에게 악덕 상사가 되라는 것도, 더 나아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수단돠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온전히 집행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하는 제어력과 통제력을 기르라는 말이다.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 것은 타인으로부터 보상을 받거나 혹은 그들로 인해 당신이 편하고자 하는 것 또한 아니다. 오히려 지금 있는 당신의 자리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고, 그 굳건함을 토대로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결코 당신을 위한 무기가 되어 주지 않을 것이고, 도움을 주지도 않을 것이다. - 이남훈 저, 『처신』 「4장 불퇴전(不退轉) : 때로는 후퇴가 불가능한 싸움도 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