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우리를 속이는 말들>
전박사의 독서경영 - <우리를 속이는 말들>
<우리를 속이는 말들>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박홍순, 출판사 : 웨일북(whalebooks)
“낡은 말 속에는 잘못된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말들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모순된 말에 대하여 진실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말은 일상에 늘 함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 말을 통해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적 통념의 말에 권력과 사회적 강자의 의도가 들어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말의 덫에 걸리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러다 보면 상황과 의도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야 하는 말도, 처음부터 조작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말도 의심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의 궁극적 목적은 “사회적 통념의 말에 권력과 사회적 강자의 의도가 들어가 생각 왜곡을 걸러내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데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제 더는 당연하게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고,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상식이라는 덫을 의심할 때, 비로소 타성에 젖은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강력한 통념을 형성하는, 그러면서도 사람의 사고와 행위를 왜곡할 위험성이 큰 말들을 추렸다.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은 인간에 대한 부당한 편견을 심어주는 상식으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공부는 때가 있다”,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은 다 이기적이다”라는 여섯 가지 소주제를 통해 인간에 대한 편견의 말을 소개하고 있다.
파트 2는 세상에 관한 왜곡된 사고방식을 퍼뜨리는 상식으로 “아는 만큼 보인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소확행을 즐겨라”, “손님은 왕이다”, “그놈이 그놈이다”, 그리고 “여성은 모성애가 있다” 등 여섯 가지 소주제를 통해 세상을 왜곡시키는 말에 대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는 말의 숲속에서 살아간다. 누구나 오늘 하루의 생활을 뒤돌아보면 말에서 말로 이어지는 시간이었음을 실감한다. 아침에 가족과 간단한 대화로 하루를 시작한다.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 말로 업무를 논의하고, 학생이라면 학교에서 언어를 통해 교육을 받는다. 집으로 돌아와 밤에 혼자 있는 시간도 예외가 아니다. 타인과 거리를 둔 시간에도 현대인은 스마트폰, 티이브, 책 등을 본다.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대부분의 정보가 언어를 매개로 제공된다. - <저자의 말_말은 우리의 생각을 조종한다> 중에서
그러므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오만이다. 특정한 사람만이 아니라 자신과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에 대한 편견이 생긴다. 스스로 편견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한번 생긴 편견을 확대 해석한다. 하나의 행동을 통해 사람을 자기 나름대로 판단하면 이후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자의적,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내린 판단에 일치하는 행실에만 눈이 가고, 판단을 거스르는 행실은 우연으로 여기고 배척한다. 다시 말해 섣부르게 내린 판단에 맞는 정보만을 선택하고 합리화하면서, 편견은 더욱 강화되고 확대된다, - <인간에 대한 편견_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열을 봐도 하나를 알기 어렵다> 중에서
신분과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등하게 대할 때 우정이 만들어진다. 친구라면 부당하게 간섭받을 우려와 두려움이 없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동등한 사이 안에서 자유롭게 서로에 대한 생각을 밝힐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서로 동등하게 대하는 우정을 중시해야 한다. 우정 없는 인생은 자유로운 인생이 아닌 것이다. 키케로의문제의식에 의하면 찬물도 위아래를 구분하는, 나이로 위계를 나누는 사고방식은 사회 구성원 사이의 우정을 가로막고 자유를 훼손한다. - <인간에 대한 편견_찬물도 위아래가 있다; 위아래가 없어야 우정이다> 중에서
진화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것은 이기성이 아니라 이타성이다. 이시성과 이타성을 상호 대립적, 배타적 관계로 보는 통념은 단견 중의 단견이다. 생물진화와 인류 역사는 유전자의 이기성이 어떻게 일반적인 이타성을 만들어내는가를 확인해 온 과정이다. 유전자의 이기적 동기 때문에 인간이 불가피하게 이기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는 게 아니다. 유전자가 이기적 동기를 스스로 실현하기 위해 인간의 이타성을 확산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 진실이다. - <인간에 대한 편견_인간은 다 이기적이다; 이타성이 진화를 이끈다> 중에서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사고방식으로 자리 잡으면 감각과 감성은 부차적인 지위로 격하한다. 지성이 지배적인 자리를 차지한다. 시와 소설 자체보다는 문학적 비평이, 미술 작품에 대한 감상 이전에 미학적 비평이 우월하다는 편견을 가진다. 나아가서는 작품 자체보다는 작품을 둘러싼 배경지식을 쌓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인다. 지식을 충족하고자 하는 욕구가 예술적 감흥을 대신해버린다. - <세상을 왜곡시키는 말_아는 만큼 보인다; 보고 느끼고 안다> 중에서
여전히 행복감은 주관성이 강한 감정이기에 공통적인 취향으로 좁힐 수는 없다. 자유를 확대하는 개인 취향 역시 다양한 갈래로 나아간다. 사회에 대한 사고를 확장하고, 판매와 관리전략을 통해 강제되는 생활방식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기르며, 외적 치장에 머물지 않고 내적 만족의 중진을 동반하는 방향으로 향해간다면 욕구의 계기와 종류는 개인이 내면과의 대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이다.
내밀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충만함, 창조적 작업을 통한 성취감, 지적 대화에서 오는 즐거움,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는 설렘, 공적인 참여에서 오는 보람 등 무엇이든 상관없다. 자기 욕구에 충실하면 될 일이다. 소비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쾌락을 느끼고, 내적 성장을 도모하며, 비록 소소하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취향을 찾으면 된다. - <세상을 왜곡시키는 말_소확행을 즐겨라; 진정한 욕구인가, 허위의 욕구인가?> 중에서
좋은 정치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좋은 정치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정치적 무관심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정치 불신과 정치적 무관심을 조장해 온 세력이 권위주의 통치 세력과 부유층의 이해를 주로 대변하는 정당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놈이 그놈이다’는 통념을 퍼드려 국민이 정치에서 멀어지게 함으로써, 권위주의적 정치 행태와 사회적 약자의 배제를 더욱 용이하게 했다. 정치가 희망이다. 희망은 사회적 약자 보호와 공익 증진에 더 힘을 쓰는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에 의해 만들어진다. - <세상을 왜곡시키는 말_그놈이 그놈이다; 정치가 희망이다>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은 의사소통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가 없다. 말로 타인과 관계를 맺게 되며 공동체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살아 움직이는 현재까지 일상에서 말이 자연스레 스며들었기 때문에, 자신이 말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정도이다. 마치 매 순간 숨을 쉬거나 움직이면서도 이를 의식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 만큼 말은 인간의 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며,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림이나 접해보지 못했던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그림을 소개하면서 그림에 얽혀 있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말에 대한 편견이나 왜곡을 짚어주고 있다. 또한 소주제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는 점이다. 이러다 보니 선입견이라는 것을 갖고 접하게 되는 오류를 지적해 주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식이 만들어낸 덫에 의심의 눈길을 보낼 때 인간과 세계에 대한 주요 문제에 속지 않을 기회가 주어진다.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이면 말에 의한 생각 왜곡을 어느 정도 걸려낼 수 있을 것이다. 감언이설(甘言利說)이라는 고사성어를 기억하자. 늘 달콤하고 듣기 좋은 말속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 책이 관성적인 생각과 행위를 멈추고, 상식에 의문을 품고, 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